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킬러의 가면을 쓴 직장인 <회사원>줄거리,소지섭연기,결론

by 가루아 2025. 3. 27.
반응형

영화 회사원 포스터

 

소지섭 주연의 영화 『회사원』은 2012년 개봉 당시, 양복을 입고 작은 가방을 든 일반적인 회사원인 줄 알았던 현도(소지섭)는 너무 어이없게도 일반회사와도 같은 조직을 가지고 업무패턴을 가진 킬러회사였으며, 회의를 거쳐서 어떤 임무를 맡을 것인지 등의 회의도 하는 킬러회사였음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남니다. ‘총을 든 회사원’이라는 설정만으로도 꽤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평범한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남자, 그러나 그의 손에는 노트북 가방 대신 총이 들려 있습니다. 그가 일하는 회사는 표면적으로는 외판업체지만, 실제로는 청부살인을 전문으로 하는 비밀조직. 그리고 그는 그 조직 내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킬러입니다.

영화는 이런 이중적인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은 점점 이 인물에게 감정 이입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가 하는 일은 극단적이지만, 그가 느끼는 갈등과 불안, 외로움과 후회는 너무도 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줄거리: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킬러

현도(소지섭)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킬러입니다. 일처리는 깔끔하고, 명령엔 절대 복종하며, 조직의 신뢰를 받는 ‘모범 사원’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조직이 배정한 킬러 훈련생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뒤, 그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을 죽이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던 현도는 이번에는 그를 따르던 어린 신입의 눈빛을 외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무심한 선택이 조직의 균열을 불러오고, 그 자신을 향한 살해 명령으로 되돌아옵니다.

결국, 그는 조직을 배신하게 되고, 생존을 위한 싸움 속에서 오히려 처음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일’로 맺어졌던 한 여성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지켜야 할 누군가에 대한 책임감을 처음으로 자각하게 됩니다.


소지섭의 연기 – 무표정 속에 스며드는 감정

현도라는 인물은 많은 대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는 눈빛, 숨소리, 고개 돌리는 미세한 움직임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소지섭은 이 역할에서 최소한의 감정으로 최대한의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그는 처음에는 차가운 킬러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에 떨고, 살인을 멈추고 싶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합니다. 그 모습은 우리가 사회 속에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밤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현도의 흔들리는 감정은 결코 클리셰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누군가를 죽였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자책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 킬러의 혼밥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화려한 총격전이나 조직의 암투가 아니라, 혼자 식당에 앉아 국밥을 먹는 현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늘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집에 돌아갑니다. 그의 하루는 누군가를 죽이고 돌아와도 평소와 다를 바 없고, 그 일상에는 웃음도, 대화도, 이름도 없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일상묘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도가 느끼는 삶의 공허함과 단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그의 삶은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유지되는 습관 같은 것이었으며, 그런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작은 욕망이 결국 모든 비극의 출발점이 된 셈입니다.

살인도 출근도, 감정 없이 수행되는 일상

현도의 하루는 회의와 미팅이 아닌, 의뢰받은 사람을 찾아가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정장 차림으로 조용히 타깃을 뒤쫓고, 정확하게 처리한 후 말없이 사라집니다.
그 과정에는 일말의 감정도, 흔들림도 없습니다.
그는 그 일이 '업무'일 뿐이라 생각하는 회사원입니다. 조직 내에서 그는 최고 실적을 자랑하는 모범 사원입니다.
사내 훈련생 교육도 맡고, 평가에도 충실히 임하며, 윗선의 명령을 단 한 번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는 마치 영혼이 없는 기계처럼 완벽하게 돌아가는 부속품입니다. 그런 현도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아주 작은 균열에서 시작됩니다. 조직으로부터 자신이 키워온 훈련생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현도는 처음으로 주저합니다.
그 청년의 눈빛은 자신을 믿고 따랐고, 현도는 그 순간 처음으로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를 직시하게 됩니다.


조직이라는 이름의 감옥

현도는 킬러이지만, 동시에 조직에 충성하는 회사원입니다. 그는 ‘퇴사’를 말하지만, 그 선택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조직은 충성심을 강요하고, 퇴사를 선언한 이들을 제거하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현대 사회의 기업 문화나 폐쇄적인 조직 구조와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조직의 ‘성실한 부품’이 되기를 강요받고, 그 안에서 감정은 제거된 채로 살아갑니다. 그런 점에서 『회사원』은 단순한 킬러 영화가 아니라, 현대인의 소외와 고립을 킬러라는 장르로 풀어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갈 무렵, 현도는 마침내 총을 내려놓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총을 내려놓는 순간, 그의 존재는 의미를 잃게 됩니다. 조직은 그를 제거하려 하고,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가 생긴 순간부터 이 일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싸웁니다. 자유를 위해서, 그리고 처음으로 생긴 자신만의 선택을 위해서.

퇴사할 수 없는 조직 – 비정한 시스템의 은유

영화의 제목은 '회사원'입니다. 그 조직은 퇴사를 원하면 대신 죽음을 요구합니다.
이 설정은 다소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현대 사회에서의 기업 구조, 조직 문화, 권력 관계의 비인간적 면모를 상징합니다.

조직은 충성을 강요하고, 이탈을 배신으로 규정하며, ‘이 일에서 벗어나는 것은 곧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현도의 고뇌는 단지 목숨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의 자유를 위한 투쟁입니다.

그가 총을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그는 조직에서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며, 결국 자신이 속했던 시스템 전체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결론 – 총을 든 남자의 마지막 선택

현도는 결국 조직과 맞섭니다. 그 선택은 복수가 아니라, 자기 존재의 회복을 위한 투쟁입니다.
자신이 사랑하게 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더는 살인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는 총을 듭니다.

『회사원』은 단순한 킬러 액션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세상 전체를 거슬러야 한다는 냉혹한 진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