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한때 조국의 최정예 요원이었던 지동철(공유)은 이제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탈북자 신세입니다. 그는 과거 작전 도중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았고, 그 과정에서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남한으로 넘어온 그는 오직 가족을 죽게 만든 배후를 밝히겠다는 집념 하나로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유일하게 교류하던 인물이었던 박회장이 눈앞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박회장은 죽기 직전 동철에게 의문의 물건을 넘기고 숨지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동철은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고, 경찰과 국정원의 추적 대상이 됩니다.
국정원에서는 민세훈 대령(박희순)이 투입되어 지동철을 쫓기 시작합니다. 민세훈은 냉정하고 치밀한 작전가로, 지동철을 철저히 사냥해 나갑니다. 모든 곳에서 포위망이 좁혀오는 가운데, 동철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이 살아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2. 결말
지동철(공유)은 점차 사건의 배후를 파헤쳐 나가며, 박회장의 죽음과 자신의 가족이 희생된 사건 모두 국정원 내부의 인물, 대북정보실장(조성하)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그는 무기 밀매와 인신매매까지 손댄 거물로, 지동철의 딸을 인신매매 조직에 넘긴 장본인이었습니다.
모든 퍼즐이 맞춰진 순간, 지동철은 민세훈과 손을 잡게 됩니다. 서로 적이었던 두 남자는 공통의 적을 향해 함께 움직이고, 결국 대북정보실장을 붙잡는 데 성공합니다. 실장은 지동철에 의해 제거되고 복수는 마무리됩니다.
사건이 끝난 후, 민세훈은 지동철을 차량에 태우고 국정원으로 돌아가려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도중에 담배를 핀다는 핑계로 차를 세우고, 조용히 그를 풀어줍니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엔 말 없이 깊은 이해와 연민이 흐릅니다.
이후 지동철은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향하고, 죽은 줄 알았던 인신매매 조직의 본거지를 찾아가 딸을 되찾기 위한 마지막 여정에 나섭니다. 영화는 그 뒷모습과 함께 막을 내립니다.
3. 등장인물
공유(지동철 역)
-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전직 최정예 특수요원. 아내와 딸을 잃고 남한으로 넘어와 복수와 진실을 추적하는 인물입니다. 뛰어난 전투 능력과 감정의 깊이를 모두 갖춘 입체적인 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동향 출신의 박회장의 살해현장을 목격하고 용의자로 몰려 쫓기면서도 박회장에게 받은 물건과 함께 리광조를 쫓기 시작합니다.
박희순(민세훈 대령 역)
- 국정원 소속 군 출신 대령으로, 냉정하고 집요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입니다. 지동철이 박회장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그를 잡기 위해 합동수사본부로 다시 불려오고, 사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의문점을 발견하면서, 함께 수사본부로 차출된 조대위와 합동하여 증거들을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조성하(김석호 대북정보실장 역)
- 박회장 살해와 인신매매 사건의 배후에 있는 진짜 악역입니다. 국가정보원 대북정보실장이르로 국가 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보기관의 권력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챙기며 박회장이 북에 넘기려는 화학무기 공식(?)을 손에 넣기 위해 해주그룹을 차지하려던 송전무와 손을 잡아 박회장을 죽입니다. 하지만 지동철이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박회장의 물건까지 손에 넣자, 지동철을 용의자로 만들어 쫓기 시작하였습니다.
유다인(최경희 역)
- 지동철의 과거를 추적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방송사의 PD입니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박회장의 살해 용의자로 지동철이 지목되자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 수사본부로 차출 된 민세훈과 조대위와 함게 김석호의 비리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합니다.
4. 감상평
영화 용의자는 전형적인 첩보 액션 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그 속에 깊은 인간 드라마를 녹여낸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공유 배우의 이미지 변신이 돋보입니다. 이전의 부드럽고 감성적인 모습을 벗고, 육체적이고 절박한 복수자로 완전히 탈바꿈해 관객을 몰입시킵니다.
박희순 배우의 연기도 무게감 있습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민세훈이 후반으로 갈수록 인간적인 면을 보이며 변화하는 과정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합니다. 두 배우의 묵직한 대립과 변화는 단순한 선악 대결 이상의 감정적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액션 또한 높은 수준입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추격전과 격투, 카체이싱까지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장면들은 시청자의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듭니다. 특히 액션이 단순한 볼거리로 그치지 않고, 인물의 감정선과 서사에 맞물려 자연스럽게 녹아든 점이 인상적입니다.
한편, 인신매매라는 어두운 소재와 국가 권력의 음모를 배경으로 깔아 이야기의 무게감을 더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영화는 단순히 총과 주먹으로 싸우는 영화가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체제와 싸우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5. 총평
공유는 이 영화를 통해 로맨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인하고 거친 액션 배우로서도 자리매김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인상깊에 다가왔습니다. 특히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데, 대사가 많지 않은 역할임에도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캐릭터의 슬픔과 분노를 강하게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깊에 느꼈습니다.
그리고 박희순 역시도 냉철하고 집요한 국정원 요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였는데,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용의자>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치적 음모와 인간적 고뇌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과 망명자의 비극자의 삶을 조명하고, "국가란 무엇인가?", "누가 진짜 적인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동철은 북한에서도 버림받고, 남한테서도 적으로 몰리는 여기저기 그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의 처절한 투쟁은 국가와 권력의 무자비함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유의 강렬한 연기 변신, 숨 쉴 틈없는 액션, 그리고 사회적인 메시지가 조화를 이루며 한국형 첩보 액션물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며, 액션과 스릴러,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추천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