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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전직 소방관이라면, 영화 <소방관> (줄거리,영화속장면,결론)

by 가루아 2025. 3. 2.

우리들의 영웅 영화 소방관 포스터

 

나는 더 이상 출동 벨이 울릴 때 장비를 챙겨 뛰어나가는 소방관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때 불길을 헤치고, 연기 속에서 길을 찾으며, 누군가의 마지막 희망이 되기 위해 싸웠던 사람으로서, 영화 <소방관>을 보며 느낀 감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영웅’이라 부르는 소방관들이 겪는 현실과 내면의 갈등, 그리고 그들이 짊어진 무게를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화재 현장의 긴장감이 스크린 너머로 전해졌고, 뜨거운 불길과 매캐한 연기가 피부에 닿는 것만 같은 느낌이 너무나도 긴박하게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동료를 잃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했던 동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었습니다.

전직 소방관의 시선으로 이 영화를 바라보며, 그 의미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 영화 ‘소방관’ 줄거리 – 뜨거운 불길 속으로

영화 소방관은 서울 서부소방서 구조팀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화인 2001년에 일어났던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그 바탕으로 한 내용입니다. 홍제동 화재 사고는 2001년 3월 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화재를 진압하러 갔던 소방관들이 건물 붕괴 등으로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당한 사건입니다. 당시 집주인이 자신의 아들을 구조해달라고 요청해서소방관들이 2차로 진입을 했다가 건물이 무너지면서 봉변을 당한 사건입니다. 그 후에 아들이 방화범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던 사건이기에 더욱더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전직 소방관의 시선 – 영화 속 현실적인 장면들

이 영화를 보며 몇 번이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현실감 넘치는 화재 장면
화염이 번지는 속도, 유독가스가 퍼지는 장면, 시야가 가려지고 방향 감각을 잃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실제와 다름없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실제 화재 현장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철저하게 보여줍니다. 매번 목숨을 걸고 일하는데 방화복, 장갑 등은 부족하고, 다치기도 일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가공무원 신분도 아니였습니다. 당시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근무 환경이었습니다. 그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나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소방관들의 감정 묘사
소방관들은 항상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동료를 잃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PTSD에 시달리는 장면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소방관들이 겪는 현실입니다.

특히 홍제동 사건처럼 동료가 순직하는 일이 발생할 때도 동료의 죽음 앞에서도 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현장에서그들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방관들의 가족들은 사이렌 소리만 들리면 잠에서 깨고, 가슴을 조리는 생활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는 겁니다. 사람들을 구해야 하니까요.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해야 하니깐요. 

‘영웅’이 아니라 ‘사람’
많은 사람들이 소방관을 영웅이라 부르지만, 정작 그들은 스스로를 영웅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신입 소방관이 거쳐야만 하는 힘든 과정과 베테랑들에게도 치유하기 쉽지 않은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를 고통 속에서도 단 하나의 목표로 의기투합하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열악한 근무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냥 해야 하는 일이기에 열심히 합니다. 국가공무원도 아니고, 방화복이 아니라 방수복이였고 장갑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소신으로 선택한 직업을 위해 싸워준 소방관들에게 조금이나 위안이 될 수 있는 그런 영화였지 않나 싶습니다.  


결론 –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영화 <소방관>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직 소방관으로서,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여러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때 내가 뛰어들었던 현장들이 떠올랐고, 함께했던 동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떠나간 이들에 대한 기억이 선명해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 가지 바람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이 소방관을 단순히 "영웅"이라 치켜세우는 것보다, 그들이 처한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소방관들은 초인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우리 대신 불길 속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본다면, 소방관들에게 더 깊은 감사와 존경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난 후, 혹시라도 주위에 소방관이 있다면 "고마습니다."라는 한마디를 건네보길 바랍니다. 그 말 한마디가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테니까요.